전남자치일보

[문학산책] 장미꽃과 수틀

전남자치일보 | 기사입력 2024/01/07 [02:49]

[문학산책] 장미꽃과 수틀

전남자치일보 | 입력 : 2024/01/07 [02:49]

▲ 장미꽃 (사진=박귀월)

 

장미꽃과 수틀

 

             죽매 박귀월

 

 

하얀 천위에 장미꽃을

예쁘게 그려 놓고

 

하얀 천이 수틀 사이서 울지 않도록

쭈욱 잡아당겨 십 원짜리 동전을

사이사이 끼워 넣는다

 

기본 수틀을 잡아놓고

청실홍실 빼서 바늘에 끼워

장미 모양을 따라 분홍, 빨강, 초록

이쁜 장미꽃을 수놓는다

 

완성된 작품으로

예쁜 베개와 이불을 만들고

혼기가 찬 아가씨들은

설레는 마음으로

 

시집을 가기 위해

하나둘씩 세트로 혼수를

준비하던 그때 그 시절

수틀 액자 속

아름답고 예쁜 장미꽃으로 환생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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